이원준 KT 인재경영실 상무의 얘기다.
민영화 이전에는 공기업이었고 통신 시장에서 안정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큰 기업이라는 점도 도움이 됐겠지만, 이후에도 노사간 협의를 통해 직원들이 일에만 치이지 않고 가정을 중시할 수 있는, 남성과 여성이 차별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데 애써왔고 그것을 상당히 정교하게 제도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여성들의 어려운 관문, 즉 출산과 육아를 잘 넘어가도록 지원하기만 해도 경력단절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는 굳이 여성 관리자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남녀 차별이 거의 없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이원준 상무는 강조한다.
이 상무는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40%에 달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멘토-멘티제를 시행합니다. 여성들이 약자, 소수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부장급 이상 여성들 100여명이 모이는 여성 리더 모임도 자율적으로 꾸려지고 있어 회사에서 여성들의 네트워킹이나 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여성 재취업을 돕기 위해 정부가 제안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예상보다 별로 만들지 않았다. 상품을 소개하거나 하는 텔레 마케터들도 6개월 근무 이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이주민 여성들의 일자리 찾기를 돕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프로그램과 공간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특히 이주민 여성들이 IT 자격증을 취득한 것만도 1400명, 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860명에 달한다. 전국 21개 KT 지사 내에는 유휴공간을 활용한 아동 교육공간 꿈품센터도 구축돼 있다.
이 상무는 “이 밖에도 은퇴자를 대상으로 IT 서포터즈를 구성해 정보소외계층에 대한 IT 지식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72%에 이른다.”고 밝혔다. 취업에서부터 성장, 은퇴 이후의 삶까지 여성에게 있어 KT라는 울타리는 이렇게 꽤 탄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