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원자력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지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첨단 원자로인 ‘화룽 1호(華龍 1호)’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기 둔화에 허덕이는 글로벌 원자력 기업들로서는 중국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중국 국영 원자력 기업 두 곳이 공동으로 화룽 1호를 개발했다. 그 중 한 곳인 중국광핵집단공사(CGN)가 케냐와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기업 임원들과 외교관, 언론인을 초청해 ‘화룽 1호’ 수출 프로모션 행사를 벌였다.
정둥산 CGN 국제사업 담당 부책임자는 ‘화룽 1호’의 시장점유율 전망에 대해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며 수출 의욕을 내보였다. 이는 중국 원자력산업의 전환을 상징한다고 WSJ는 풀이했다. 지난 30년간 중국은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아레바 같은 글로벌 원자력업체의 최대 시장이었다.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서 30여 기의 원자로가 설치됐으며 모두 외국 기업의 설계와 기술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공격적인 원자력발전소 건설로 CGN 등 중국 기업들은 마침내 자체적인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중국의 값싼 인건비, 풍부한 자금지원과 결합해 수출에서도 유리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원자력협회의 프랑수아 모린 중국 담당 이사는 “지금이 화룽 1호를 홍보하기 딱 좋은 시기”라며 “중국은 기회의 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와 CGN이 공동으로 만든 ‘화룽 1호’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등 3세대 원자로와 비슷한 사양을 갖고 있다. CGN은 “우리는 이미 화룽 1호와 관련해 수백개의 오리지널 특허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원자로가 수출되면 다른 나라와 지적재산권 충돌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