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의 통합은행을 탄생시킨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의 주가가 최근 2년 동안 50% 가까이 빠지면서 KEB하나은행의 통합이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2만1950원으로 마감해 1.35% 하락했다. 지난 2014년 9월 4일 최고 4만3750원이었던 주가가 49.83% 하락했다.
이는 신한·KB금융·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은행) 중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신한금융은 2년 연속 2조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내며 주가 하락을 가장 잘 막아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372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8년 연속 금융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켰다.
주가도 고점(5만5000원) 대비 27.50%만 하락한 3만9000원이다.
KB금융도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이 월등히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전년대비 21.2% 증가한 1조69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비이자 부문 영업 강화에 따른 순수수료이익 증가(11.0%, 1523억원)와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른 신용손실충당금 감소(15.5%, 1908억원)가 주효했다.
이는 주가로도 반영돼 고점 대비 30% 정도 하락한 3만100원을 형성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11월 자회사 매각 및 지주 해체에 따른 재상장 이후 1만5400원 고점을 형성한 후 하락세다. 다만 정부 소유지분이 51%수준으로 주가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은행 통합이 진행된 최근 2년간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외형적 통합도 이뤘음에도 좀처럼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것이다.
최근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 배당을 통한 주가 방어에 나섰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2015년 결산 기준) 배당총액을 6310억원으로 정했다. 2001년 지주회사를 설립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신한금융이 가장 많은 배당금을 푼 것은 2011년 6295억원이었다.
KB금융도 올해 배당총액을 3786억원으로 정했다.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3013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1주당 배당금도 지난해 780원에서 올해 98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은 경쟁 지주사와 사정이 좀 다르다. 신한과 KB금융은 지난해 이익 규모가 늘어난 났지만, 하나금융은 1조원에도 못 미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자칫 실적을 무시한 배당 잔치라는 비판을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수익성 지표가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현저히 낮은 것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나금융은의 총자산이익률은 0.30%(지난해 말 기준)로 우리은행(0.38%)보다 낮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4.30%로 4대 지주 중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