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남부에서 발생한 지진 관련 사망자가 32명으로 늘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대만 중앙재해대책센터는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전날 새벽 타이난 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민 3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센터는 2명이 아직 중상 상태라며 사망자를 32명으로 정정했다. 실종자는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모두 121명이라고 센터는 덧붙였다.
타이난 시 융캉 구에서 옆으로 무너져 붕괴한 16~17층 웨이관진룽 빌딩에 특히 피해가 집중됐다. 사망자 대부분이 나온 것은 물론 아직도 수십 명이 이 빌딩 속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만 소방당국은 지진 생존자 구조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72시간을 25시간가량 남긴 가운데 생존자 수색ㆍ구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층에 거주하던 20세 남성이 구조대에 발견된 후 8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구조됐으며 매몰된 잔해더미에 있던 휴대전화를 찾아내 구조 요청을 한 어린 자매가 구출되기도 했다. 오후 1시께는 생후 6개월 된 여자아이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대만중앙통신(CNA)은 지진 발생 이후 현재까지 모두 310명이 구출돼 이 가운데 9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마잉주 총통은 당초 이날 예정됐던 춘제(설날) 축하 담화를 취소하고 재해대책센터에서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총통실 대변인은 밝혔다.
대만은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있어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지진으로 붕괴한 웨이관진룽 주상복합아파트는 부실시공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시민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 건물은 내진설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1999년 9ㆍ21 대지진 당시 크게 파손돼 16년 전 이미 부실위험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만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CNN은 건물이 붕괴돼 아코디언처럼 보인다며 항공사진을 살펴보면 다른 건물들은 붕괴하지 않았으나 이 특정 아파트 단지만 홀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