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원화 대신 달러 등으로 결제할 수 있는 이종통화 결제체계를 도입한다. 투자자의 시장진입을 단계별로 허용하고, 위탁증거금 체계는 효율적으로 바꾼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시장 접근성을 높이고자 외국인 통합계좌와 이종통화 결제체계를 도입한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외국인 투자자가 거래소회원에 개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이미 계좌가 개설된 해외 선물중개업자를 통해 국내 파생상품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방안이다. 거래소는 이 제도를 통해 미국 기관투자자등 다양한 해외 투자자의 신규 시장참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통화 결제체계는 외국인 투자자가 결제시마다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야만 하는 불편과 환전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다. 외국인이 원화 이외에 달러 등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이 제도를 도입하면 외국인의 파생상품시장 결제로 인한 외환시장 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파생상품시장 진입 체계는 개인의 신용도, 재산상황, 위험감수 능력 등을 고려해 투자한도, 투자상품 등을 투자자별로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지나치게 복잡한 위탁증거금 체계를 단순화시킨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청산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자 유럽증권감독청(ESMA)의 적격 CCP(제3국 청산소) 인증 등 국제적 공신력을 확보하고 외국 금융기관 및 기관투자자 유입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도 추진한다.
우선 글로벌 주요 지수와 구글·애플 등 해외 초우량 기업에 대한 국내투자자의 투자수요를 장내화 하고, 거래소 주요 상품의 해외상장을 통한 24시간 거래환경을 만들고자 글로벌 거래소와 협력을 강화한다. 유럽지역 거래소와 교차장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를 북미 등으로 확대하며, 국내투자자의 수요가 높은 종목을 글로벌 주식선물로 상장할 예정이다.
장외상품 거래정보 저장소(TR)을 구축해 감동당국은 TR이 관리하는 표준화된 거래정보를 기반으로 시장감시·감독을 펼치고, 관계당국·일반인의 정보접근성을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 TR 도입방안을 확정하고, 하반기에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선진거래소와 같이 글로벌 시장인프라기관으로 도약하는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원ㆍ달러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도입하고, 지난해 5월 개설한 배출권시장의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경매제도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김도연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거래소 파생상품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모든 제도와 인프라를 글로벌 기준에 맞추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