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시장 혼란이 잦아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중국의 주가 폭락으로 두 차례 거래가 정지되면서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 증시도 초토화시켰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번주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11일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3%(169.71포인트) 떨어진 3016.70에 마감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중국의 물가 지표 부진에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다시 얼어붙은 까닭이다.
지난주에는 경기 부양을 위해 나선 인민은행의 환율 조작이 주가 하락을 불렀고, 이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도입한 서킷 브레이커가 한 주에 두 차례나 발동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한층 부채질했다. 설상가상, 기업들의 실적에 압박을 줄 기업물가 지표가 부진을 보이면서 다시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주목할 건 이같은 현상의 원인이 중국 정부가 시장에서 매도 압력을 인위적으로 막으려 한다는 것에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 정권은 힘으로 시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과신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억지력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만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여름 이번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중국 정부의 고압적인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환율, 주식 시장에서 당국의 힘으로 제압하려는 대응은 오히려 투자자의 우려를 부채질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중국 경제의 둔화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음을 중국 정부가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8일까지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 환율을 달러에 대해 1% 이상 낮췄다. 이것이 위안화에 매도 압력을 높여 자본 유출 우려를 촉발시켰다. 여기다 12월 외환 보유액 감소액이 사상 최대였던 것까지 겹치면서 위안화에 대한 매도 압력은 더욱 높아졌다. 이 때문에 당국은 환율 개입을 실시해도 위안화의 과도한 하락을 막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은행은 투기 거래에 대한 감시를 명분으로 내세워 시장에 대한 간섭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 가량 하락했다. 앞서 시장의 혼란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서킷 브레이커 발동에 의한 거래 정지, 주식 시장에 개입이나 대주주에 대한 주식 매각 제한책도 내놨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당국의 대응력과 시장의 유동성에 불안을 느끼고 있고, 그 결과 현금을 서둘러 빼내고 있어 중국 주식 투매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