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기자에게도 비슷한 경험은 있다. 상장사들을 취재하다 보면 IR담당자와의 연락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 IR 담당자들은 현안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기사가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관심을 그냥 안 둬주시면 좋겠다.”
올 초 삼성페이 및 무선충전 대표 수혜주로 급등한 모 기업도 황당한 경험을 안겨줬다. 당시 삼성페이 관련 증권가 루머에 대한 진위를 묻는 기자에게 IR 담당자는 “제가 왜 이런 걸 말씀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은 실적 보고서를 공시한 날 IR 담당자가 반차를 쓰고 사라진 곳도 있다.
자본시장 역사가 오래된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이미 IR는 정착된 문화인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개선될 점이 많은 단계다.
큐더스IR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전체 상장사 1769개 중 공식적인 IR활동을 진행한 상장사는 총 324개사로 전체 상장사 중 18.3%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형 코스닥 시장의 경우, 16.2%로 유가증권(21.4%)에 비해 더 적었다. 기업당 공식 IR활동 평균 횟수도 4회로 2013년 평균 4.6회 대비 감소했다. 시장 트렌드에 편승한 단발성 IR활동 이후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IR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IR는 상장사와 투자관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기업이 상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자본시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는 회사에 대해 꼭꼭 숨겨놓다가 필요할 때만 자금을 끌어다 쓰는 건 상장기업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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