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관계사 사장단 변화는 최소화하면서 임원 인사는 세대교체 기조로 단행했다. 대신 각 계열사 책임경영 지원을 위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과 전문성은 강화했다.
SK그룹은 16일 김창근 의장과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16년그룹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SK그룹 측은 “이번 인사는 지난 10월 제주 CEO세미나에서 정한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새로운 도약’이란 그룹 운영방침에 따라 각 관계사 CEO 주도의 자율·책임경영을 본격화하고 그룹차원의 효과적지원을 위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과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 핵심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간 6개의 위원회와 1개의 특별위원회로 운영되던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를 7개로 재편했다. 기존 전략위원회와 ICT기술·성장특별위원회를 합쳐 에너지·화학위원회(위원장: 정철길 현 SK이노베이션 사장)와 ICT위원회(위원장: 임형규 현 ICT기술·성장특별위원장) 등 2개의 위원회로 나눴다. 각 위원회는 전문성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담당하게 된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 회장의 수감생활 동안 전문경영인으로서 무난하게 그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임됐다. 최 회장이 지난 10월 말 제주에서 열린 ‘CEO 합숙 세미나’에서 SK의 독특한 지배구조 체제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이뤄낸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김 의장 등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에너지·화학위원회 정철길 위원장이 전략위원장과 SK이노베이션 사장을 겸임하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개선과 SK이노베이션 위기극복을 이끈 공로를,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그룹 운영체제의 성공적 안착과 최근 위기극복을 위한 구성원 역량 결집 등의 공로를 각각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도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대식 SK㈜ 사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4개 주요 계열사 CEO가 유임됐다. 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탈락에 대해 문책론이 거론됐던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과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백석현 SK해운 대표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사장단에 변화를 보인 곳은 SKC와 SK종합화학이다. SKC 사장에는 이완재 SK E&S 전력사업부문장이, SK종합화학 사장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김형건 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완재 신임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서의 다양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SKC의 체질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이며, 김형건 신임사장은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SK종합화학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과 각 관계사는 창조적 혁신을 통한 기업가치 창출이라는 내년도 경영 방침을 강력하게 실천하고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회복과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실적 예상등을 반영해 82명의 신규 선임을 포함, 137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작년 신규 임원 87명을 포함한 총 114명을 승진발령낸 것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SK그룹은 승진인사와 관련해 70년대 생(生)을 관계사 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8%이던 40대 승진자는 올해 59%로 높아졌고, 71년생 송진화 사장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에 보임하는 등 70년대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정도로 패기있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SK그룹 이만우 PR팀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상황과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자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배치하는 세대교체형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이를 통해 창조적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