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의 우호지분을 늘리며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9일 일본에 본사를 둔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 7.93%(보통주 11만2775주)를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매수 가격은 230만원으로, 7.93%를 모두 사들이는 데 필요한 돈은 2594억원이다.
㈜롯데는 롯데제과의 지분 매수 목적을 “제과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앞서 지난 4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롯데제과 지분 2.1%(2만9365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 매수는 사업 협력보다는 신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롯데 오너가(家)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 회장 8.78%,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3.96% 등이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은 10.79%로 신 회장을 앞선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롯데쇼핑 지분 등을 보유한 중간 지주회사 격인 롯데제과의 지배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공개 매수가 끝나면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10.03%(2.1+7.93%)로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다.
한편, 신 회장은 일본에서 ㈜롯데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니혼게이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에 노출되는 것이 회사의 체질 강화와 지배 구조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장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신 회장은 사외이사 충원 계획도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롯데쇼핑 등 상장기업에 사외이사가 있다”며 “향후 롯데알미늄 등 한국 내 자산 3000억원 이상의 11개 비상장 계열사에서도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의 형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과 관련해서는 “직원과 임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회사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버지의) 기본 철학”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의 일본 사업부문 경영권을 되찾으려고 신 회장에게 여러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