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다나의원에서 C형 간염에 감염된 감염자 77명의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시행한 결과 37명에게서 C형 간염 1a형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문제는 기존의 치료약은 부작용이 심하고 완치율이 낮으며, 효과가 있는 치료제는 수천만원이 넘는 고가라는 점이다. 치료 기간도 6개월~1년 정도 소요된다.
1a형의 C형 간염에 대해 가장 최적의 치료제로 알려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신약 ‘하보니’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국내 비급여 가격(12주 요법 기준)은 46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다나의원에서 C형 간염에 감염된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해당 의원과 치료비 문제를 다툴 수 밖에 없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된 C형 간염 환자들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 지원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감염병 질환의 경우 피해자에게 가장 부담이 큰 의료비를 정부에서 먼저 지원한 후 피해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병원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지만 C형 간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부가 소극적인 법 해석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차적인 원인은 다나의원 원장의 주사기 재사용에 있지만, 정부도 감독 부실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서다.
다나의원은 주사제 처방률이 올해 상반기 98.12%에 이르러 사실상 거의 모든 환자에게 주사를 처방해 온 것으로 나타났지만 보건 당국의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C형 간염의 허술한 감시체계도 문제다. C형 간염은 국민건강검진 항목이나 신체검사에서 빠져있다. 국내에서는 40세 이상 인구 1.3%가 감염돼 있다고 추정만 할 뿐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지난해 ‘C형 간염 등록관리사업 구체화연구’ 용역 보고서를 보면 AㆍB형 간염은 2010년 표본감시에서 법정전염병 감시로 변경됐으나, C형 간염은 계속 표본감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표본감시기관수가 2010년 1024개소에서 2011년 167개소로 대폭 축소됐다. 사실상 환자 발생 현황 파악이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은 C형 간염의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우리와 차이가 있다.
지난 2011년 국장감서에서도 C형 간염에 대한 대국민홍보나 혈액취급기관 대상의 안전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늘(4일) 오전 11시 서울정부청사에서 다나의원 C형 간염 집단발생 관련 조사 진행 상황과 내원자 검사 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면허관리 강화 방안 협의체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