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디자이너로서 쇼를 진행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 실질적, 금전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이진호 디자이너)
24일 서울 청담동 비이커 청담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박종우, 서혜인, 이진호 디자이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1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Samsung Fashion&Design Fund, 이하 SFDF) 수상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꼼데가르송, 매킨토시 등 해외 유수의 브랜드와 협업한 브랜드 99%IS-(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의 박종우 디자이너는 이날 짙은 아이 메이크업, 찢어진 마스크 등 개성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박 디자이너는 “외국 활동하면서, (SFDF에서) 2년 연속 수상하게 됐다. 주변에서 무척 기뻐해줬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여태껏 믿어줬는데, 상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오니 좋았다”며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꿋꿋히 해나가길 잘했구나’ 싶다. 금전적으로도 (디자인 작업 상) 다음 단계를 생각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0회에 이어 연달아 수상한 박종우 디자이너의 99%IS-는 2012년 일본 도쿄에서 펑크록을 기반으로 한 남성복 브랜드다.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와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직접 그의 의상을 구매해 착용하기도 했다.
SFDF는 이같이 국제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는 한국계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005년 시작한 후원 프로그램이다. 수상자는 후원금 10만 달러와 국내외 홍보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또 다른 팀인 브랜드 혜인 서(Hyein Seo)의 서혜인과 이진호 디자이너는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이다. VFiles의 지원을 받아 뉴욕 패션위크 첫 런웨이쇼를 가진 바 있다. 서혜인 디자이너가 소설 영화 등에서 콘셉트의 영감을 받은 뒤, 이를 바탕으로 이진호 디자이너는 패턴, 컴퓨터 그래픽 등을 통해 구체화한다.
이진호 디자이너는 “저희는 2014 F/W부터 세 차례 콜렉션을 진행했고,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SFDF에) 수상하면서 좋은 전시도 함께 하게 됐다”며 “그간의 세 콜렉션을 한 자리에 보여드릴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당부했다.
올해 11회를 맞은 SFDF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론칭한 지 5년이 넘지 않는 신인 디자이너, 패션의 중심도시를 거점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계 디자이너’ 등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발해왔다. 스티브J & 요니P(런던), 계한희(뉴욕) 등이 역대 수상자다.
삼성물산패션부문 기획팀 김현민 대리는 “해당 디자이너들이 해외에선 잘 알려졌지만, 오히려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각종 리테일러와 작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국내에서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패션부문 커뮤니케이션팀 심문보 부장은 “11회를 거듭해온 SFDF 역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등을 겪으며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대에 걸맞은 금전적 지원을 늦추지 않고, 국내외 통틀어 몇 안 되는 순수 지원 펀드로서 자리를 지켜왔다”며 “향후에는 패션뿐 아니라, 여타 디자인 분야에도 지원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