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와 수학 영역은 모두 지난해 수능, 올해 6월ㆍ9월 두 차례의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돼 이들 영역의 고난도 문항을 맞추느냐가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6학년도 수능 출제본부는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올해 수능을 출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영어와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B형이 수능 사상 가장 쉽게 출제돼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정시모집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큰 혼란이 빚어지는 일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입시업체들 사이에서는 수학 B형이 여전히 지난해만큼 쉬웠다는 상반된 평가도 있어 정확한 분석은 가채점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 속에서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으로 문제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은 수학 B형과 영어가 특히 쉽게 출제됐으며 이런 기조는 올해 두 차례의 모의평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6월 모의평가의 경우 국어 B형과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야,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 A형ㆍ수학B형,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했다. 출제 기조를 벗어나지 않는 게 최고의 원칙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만점자 숫자를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지는 않았다"며 "(변별력을 위한) 영역ㆍ과목별 최고난도 문제는 2~3문항에서 많게는 4~5문항 정도"라고 말했다.
현장 교사들은 대체로 올해 수능이 출제본부에서 밝힌대로 '쉬운 수능'의 기조는 이어가되 변별력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입시업체들도 국어 A형은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고, B형은 지난해 수능이 너무 어려웠던 탓에 상대적으로는 쉬웠지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여전히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학 B형에 대해 변별력이 충분히 확보됐다는 교사들의 분석과 달리 입시업체들은 "작년만큼 쉬웠다"며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3%에 달했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쉽게 출제됐다"며 "이에 따라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은 문항수를 기준으로 예년과 비슷한 70% 수준이 유지됐다.
영역별 연계율은 국어A형 71.1%, 국어B형 71.1%, 수학 A형 70.0%, 수학B형 70.0%, 영어 73.3%, 사회탐구 70.0%, 과학탐구 70.0%, 직업탐구 70.0%, 제2외국어·한문 70.0% 등이다.
교육당국은 EBS 교재 활용도를 높여 사교육을 막는다는 취지로 EBS 교재와 수능 문항의 연계율을 꾸준히 높여왔으며, 교육부는 지난 2013년 10월 대입전형 '3년 예고제'에 따라 2017학년도까지 연계율을 7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험에는 재학생 48만2054명, 졸업생 14만9133명 등 총 63만1187명이 응시했다.
수능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3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성적은 다음달 2일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EBS는 이날 오후 9시부터 10시30분까지 과목별 출제 경향, EBS 교재 연계 현황, 신유형 문제 분석 등을 소개하는 특별 생방송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