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오는 2017년 말까지 4000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하며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던 선박 구매를 취소해 가뜩이나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 관련 업체들에 불똥이 튀었다. 머스크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해운ㆍ선박 업계의 불황 탓이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대우조선으로부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박인 트리플-E 6척을 구매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또 트리플-E보다 작은 규모의 운반선 8대를 사들인다는 계획도 포기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대우조선에 모두 55척, 약 90억 달러 규모의 상선·해양플랜트를 발주한 바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6월 머스크가 2011년 발주한 1만80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가운데 마지막 배를 인도하며 ‘머스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데다 총 계약규모가 36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며 해운업계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경쟁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 7월에는 현대중공업이 머스크로부터 11억 달러(약 1조2500억원)에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17년까지 9척을 인도할 예정이며 추가로 8척을 건조하는 옵션도 계약에 포함됐다.
그러나 머스크 사례처럼 시장 불황으로 향후 해운사에서 조선사로 이어지는 수주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올해 4분기에 당초 예정됐던 화물운반 항로 가운데 35건을 취소할 예정이다. 또 올해 초에도 정기적으로 운영해 오던 4건의 화물운반 항로를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