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은 장기적으로 정책금융 역할만 담당한다. 가계대출, 투자은행(IB) 등 민간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대폭 축소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23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 이전에는 ‘민영화’가 모토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인수합병(M&A) 등 산은의 투자은행(IB) 기능은 정책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쪽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국장은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정책금융기관이란 “대기업 위주의 주채권은행”이라고 그는 규정했다. 잡다한 기능은 이제 접고 어려울 때 대기업의 구원투수만 하라는 것이다.
산은은 1970~1990년대 개발금융 중심의 정책적 기능을 담당하며 경제 개발의 조력자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가계대출부터 회사채, M&A 등 IB업무, 기업 구조조정까지 영역을 넓혀 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산은의 ‘공공성’이 중요하므로,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손 국장은 산은 내부에서 정책금융 부서보다 M&A, 기업 구조조정 관련 부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도 지적했다. 산은에서 IB 경력을 쌓고 국책은행이라는 특권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것을 질타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산은이 보유 중인 자회사를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 산은이 투자를 목적으로 출자한 자회사는 118개로, 이 가운데 100여 개가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이다. 이들이 매각 대상 1순위에 오른다.
구조조정 업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암코가 기업 구조조정 기능을 주도하고, 산은은 대기업의 여신을 담당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29일 ‘정책금융 역할 강화방안’을 통해 산은,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개혁회의에서 주문사항이 나온다면 발표시기는 1주일 정도 늦춰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