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상호 물어뜯기가 본격화했다.
신 전 부회장은 21일부터 측근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과 함께 언론사를 순방하면서 홍보 공세에 나섰다. 측근들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분쟁 당사자인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언론에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각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일본 롯데, 동생 신 회장이 한국 롯데의 경영을 맡는 ‘원상복구’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이 독단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동생 비방에 나서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이 언론 홍보전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12월 그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이유가 나돌아 출처와 진위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업계에 나돌고 있는 이 설의 요지는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이사회 승인 없이 정보통신기술(IT) 업체에 투자했다가 10억엔(약 95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보고 해임됐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중대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규범 준수) 위반’으로 지난해 12월 일본 롯데의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주장이다.
당시 투자 안건이 이사회에 보고됐을 때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 위험 부담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따라 이사회는 투자액에 상한선을 두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이사회가 정한 예산을 초과해 투자했을 뿐 아니라, 이사회 결의와 사내 승인 없이 스스로 초과분에 대한 예산 품의를 결재했다. 투자로 손해를 본 금액은 약 10억엔으로, 이 사실을 일본 롯데 사내 감사가 적발해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를 계기로 신격호 총괄회장은 서울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로 신 전 부회장을 불러 일본 롯데 임원직을 모두 그만두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으나, 신 회장 측에서 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설이 사실일 경우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