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세금과의 전쟁의 시대다. 담뱃세는 물론 연말정산은 더 이상 ‘13월의 월급’으로 불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직장인들은 노후를 대비하는 자금을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세금을 줄일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다른 공제들, 즉 기본공제, 의료비 공제, 카드사용액 공제 등은 쉽게 조정하기 어려운 것들이지만 금융상품을 통한 절세는 의지와 여력만 있다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직장인들이 연말정산 시 세금을 줄이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 중 절세효과가 가장 큰 것은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IRP를 통해 세금을 줄이고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목표 설정 후 금융사 찾자 = 먼저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IRP를 통해 어느 정도의 노후자금을 모으겠다는 목표도 좋지만, 더 좋은 방법은 IRP를 통해 노후소득의 어느 정도를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후생활비로 월 200만원을 책정했다면 100만원은 국민연금으로, 50만원은 IRP로, 나머지는 기타자산으로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식이다. 이를 역으로 환산하면 목표 적립금액을 계산할 수 있다. 이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된다. 단, IRP계좌 개설을 권유하는 직원과 아는 사이라고 무조건 가입하기보다는 이런 서비스를 잘해 줄 수 있는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IRP는 최종 종착지여야 = 둘째는 중도 하차가 없는 적립이다. IRP를 퇴직급여가 중간에 거쳐가는 정거장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진 평생직업 시대에 근로기간 중 이직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일 가능성이 높은 시대다. 이때 그동안 쌓아놓은 퇴직급여를 인출해 다른 용도로 써버리면 노후의 소득은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IRP는 퇴직급여가 중간에 하차하는 정류장이 아니라 퇴직급여의 최종 종착지라 생각해야 한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중간에 퇴직급여를 하차시키지 않고 승차시키는 도구여야 한다.
◇노후생활 보장으로 투자목적 바꿔야 =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은 이자”라는 말이 있다. 이놈은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잠도 자지 않는다. 이놈이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좋은 성과를 거두게 하는 것은 가입자의 몫이다. 이자가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게 투자다. 이러다 보면 간혹 사고를 칠 수도 있는데, 이를 제어하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게 분산 투자다. 투자 종목은 물론 분야와 지역까지 분산해야 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안전하다고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묻어놓는 것만으로는 노후에 안심할 수 없다.
이제는 안전의 개념을 원금 보장에서 노후생활 보장으로 바꿔야 할 때다. 참고로 2012년 말 기준 미국의 IRA 가입자들은 주식 및 주식형 펀드 48.5%, 채권 및 채권형 펀드 19.6%, 머니마켓펀드(MMF) 12.7%, 밸런스형 펀드 11.1%, 타깃데이트펀드 5.7%, 기타 2.4%로 분산 투자하고 있다. 전체 적립금의 90% 이상을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묻어놓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모델 포트폴리오 활용해야 = 네 번째는 모델 포트폴리오의 활용이다. 시간의 제약 등으로 투자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면 좋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도입하기로 결정한 대표상품 제도도 모델 포트폴리오의 다른 이름이라 하겠다. 모델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면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추가 납입이다. IRP 세액공제 한도는 연 700만원이지만, 연간 납입 한도는 1200만원이다. 경영성과금과 연말정산 환급금 등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IRP에 납입하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자금을 키울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영국이나 뉴질랜드처럼 세금 환급금을 IRP계좌에 넣어주는 제도는 없으나, 이제 개인이 그렇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