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시대] 고척스카이돔을 가다…투명차음막ㆍ가죽시트ㆍ안전펜스… “MLB급!”

입력 2015-09-18 10:01 수정 2015-09-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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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이어 두번째 규모ㆍ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에 펜스두께 MLB의 2배

“어! 저게 뭐지?” 인천행 열차에 몸을 싣고 이동 중이던 한 청년이 신기한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 청년은 한동안 시선을 고정한 채 무엇인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청년의 시선을 훔친 건 국내 최초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다. 수년 전만 해도 폐기물집하장이던 이곳에 첨단과학기술이 집약된 돔구장이 들어섰으니 분명 놀랄 만한 일이다.

고척스카이돔은 서울 구로구 경인로의 동양미래대학(옛 동양공전) 건너편에 위치한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도보 10~15분 거리다. 빠른 걸음의 성인 남성이라면 10분 만에 도착할 것이고, 노약자나 걸음이 늦은 여성은 15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구일역에서 고척스카이돔을 가기 위해서는 고척교를 건너야 한다. 이곳은 얼마 전까지 두 사람이 동시에 지나가기도 편치 않을 만큼 좁디좁은 인도였다. 하지만 돔구장 준공에 맞춰 인도 확장공사를 진행, 지금은 아름답고 쾌적한 거리로 변신했다.

▲안양천 건너편 구일역 방향에서 본 고척스카이돔.
▲안양천 건너편 구일역 방향에서 본 고척스카이돔.

야구장 외관은 야구공의 역동성을 상징했다. 은빛 유선형 건물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강한 인상을 준다. 야구장 내부는 새집 분위기가 물씬 난다. 막 공사를 끝낸 듯 새집에서나 날 법한 냄새가 콧속 신경계를 자극했다. 주차장은 물론 야구장 좌석, 화장실까지 어디에도 사람의 흔적은 없다.

야구장 내부로 들어선 순간 한국 야구의 숙원이던 국내 첫 돔구장 그라운드가 펼쳐졌다. 첫인상은 돔구장만이 지닌 미묘한 분위기가 풍겼다. 뚜껑이 덮인 실내 야구장인 만큼 뻥 뚫린 쾌적함이나 해방감은 없다. 마치 큰 농구장이나 배구경기장에 온 느낌이다. 일본의 도쿄돔이나 야후오쿠돔도 그랬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대규모 돔구장과 비교하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좌석이 1만8076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야 좌우측엔 아예 관중석이 없다. 좁은 부지에 짜 맞추듯이 들어온 흔적이 역역하다.

▲고척스카이돔의 외관. 경인로 건너편 동양미래대학 앞에서 바라본 모습.
▲고척스카이돔의 외관. 경인로 건너편 동양미래대학 앞에서 바라본 모습.

그렇다고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직 공식 경기를 치르기 전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좋은 시설이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중앙 펜스까지 122m, 좌우측은 99m로 잠실구장(중앙 125m·좌우 100m)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규모다.

독특한 건 돔구장 지붕이다. 소음은 차단하면서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투명차음막이 세계 최초로 설치됐다. 지붕이 완전히 덮인 돔이지만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경기할 수 있을 만큼 채광효과가 뛰어나다.

경기장 관계자들이 강조하는 건 소음차단 효과다. 경기장 안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5~8분 간격으로 날아드는 비행기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천정에 3중 막(외막·투명막·내막)을 설치했고, 좌우측 창호에는 소음 차단 유리와 소음흡수 커튼을 설치, 공연 등으로 발생하는 소음을 일상소음 수준(40dB~50dB)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경기장 밖 야구공 조형물이 눈에 띈다.
▲경기장 밖 야구공 조형물이 눈에 띈다.

하지만 아직 공식 경기나 대규모 공연이 열리지 않은 만큼 그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건 관전 환경이지만 비교적 안락했다. 포수석에서 불과 14m 떨어진 다이아몬드석(304석)은 편안한 가죽시트 의자에 앉아 생생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관중석과 분리된 16개의 스카이박스(216석)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가족 또는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야구 비즈니스’란 단어도 떠올랐다.

펜스 높이는 목동 야구장(2m)보다 두 배 높은 4m로 국내 메이저리그 구장을 연상케 했다. 펜스 두께는 메이저리그 규정(7㎝)보다 두 배 이상 두꺼운 15㎝ 보호패드를 설치, 선수들의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다.

경기장을 찾은 이종률 MBC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고척스카이돔이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는데 상당히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며 “무엇보다 어느 좌석에서나 경기 관람이 편하다”고 평가했다.

▲4층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 전경.
▲4층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 전경.

▲외야 관중석 상단에서 본 고척스카이돔.
▲외야 관중석 상단에서 본 고척스카이돔.

▲1루측 내야 지정석에서 바라본 고척스카이돔.
▲1루측 내야 지정석에서 바라본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는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깔았다.
▲그라운드는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깔았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투명차음막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투명차음막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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