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17일(현지시간) 참의원 평화안보법제특별위원회에서 집단자위권 등 안보 관련 법안에 대해 표결을 강행해 통과시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야당 의원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고우노이케 요시타다 특위 위원장이 질의를 중단하고 표결을 단행했다. 투표는 오후 4시 반께 이뤄졌다.
앞서 안보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유신당 등 야당이 고우노이케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을 제출했으나 여당은 반대 다수로 부결시키고 나서 신속하게 법안 표결을 강행했다.
투표가 이뤄지기까지 한바탕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여야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 안보 법안에 대한 특별위원회 개최를 놓고 이례적인 밤샘 공방을 계속했다. 여당은 당초 전날 특위 질의와 표결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야당 의원들이 저지에 나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에 아베 신조 총리가 약 9시간 반 동안 의회에서 꼼짝 못하고 갇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여당은 특위에서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르면 이날, 늦어도 18일까지는 마지막 국회 절차인 참의원 본회의에서 법안을 최종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는 지난 7월 법안이 처리됐다.
야당 중에서는 차세대당과 신당개혁, 일본을 건강하게 하는 모임 등 군소정당 3개당이 자민ㆍ공명당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민주와 유신, 공산당 등 대다수 야당 의원은 내각 불신임 결의안, 총리 및 각료 문책 결의안 등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안보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저지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도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집단자위권 등 안보 법안을 추진해 정치적으로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날도 아침부터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빗속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