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 SK그룹이 대만의 훙하이(鴻海)그룹과 손잡고 인도 금융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에너지부터 통신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SK가 금융 부문에서 글로벌 3위 무대인 인도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대만 현지 외신에 따르면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SK와 인도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궈타이밍 회장이 SK와 인도 내 금융부문에서의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분명하게 의지를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최근 훙하이그룹은 단순 하드웨어 업체가 아닌 모든 기기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정보기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금융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훙하이그룹은 세계 최대 IT(정보 기술) 기기 위탁 생산 분야 회사인 폭스콘의 모회사다.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 중국의 샤오미, 블랙베리 스마트폰 등을 생산한다. 특히 궈티이밍 회장은 대만 최고 부호로 꼽힌다.
궈타이밍 회장은 이달 초로 예정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인도 금융사업 진출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궈타이밍 회장과 최 회장은 매년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을 통해 인연을 쌓은 바 있다.
다만 양사의 인도 금융시장 진출이 어떠한 방식일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궈타이밍 회장은 “은행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자사의 인도 현지 생산기업이나 고객에게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유추해볼 때 은행 등과 같은 단순 금융 서비스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직접 투자업에 진출하거나 혹은 핀테크(Fin-Tech) 부문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훙하이가 최근 자회사인 FIH모바일을 통해 인도의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에 2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27%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양사의 금융부문 협력은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SK가 훙하이와 손을 잡고 인도 금융시장에 진출한다면 SK는 글로벌 3위 무대인 인도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훙하이가 지난해 SK C&C 지분 4.9%를 매입하고 올해 5월 720억원을 투자해 홍콩에 SK C&C와 IT서비스 합작법인인 ‘FSK홀딩스’를 세웠다는 점에서 SK는 IT부문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아직 이 부문에 대해서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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