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폭탄테러ㆍ미국 연준 금리인상 불안에 신흥국 금융시장 혼란 고조

입력 2015-08-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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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바트화 가치, 6년래 최저치…중국증시, 호재가 악재로 변해 상하이 6% 급락

▲달러ㆍ바트 환율 추이. 18일 장중 35.648바트까지 상승. 출처 블룸버그

신흥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태국은 ‘설상가상’으로 수도 방콕에서 폭탄테러가 터지면서 자본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태국 바트화 가치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에 대해 전일 대비 최대 0.8% 하락한 35.648바트로, 지난 2009년 4월 23일 이후 6년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태국증시 SET지수는 이날 2% 이상 급락해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전날 밤 방콕 도심에서 발생한 테러에 따른 사망자가 2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폭탄 공격은 방콕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아직 어떤 테러단체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신흥국도 금융시장에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불안과 더불어 각국의 정치적 상황마저 좋지 않아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출은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1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보다 감소폭이 배 이상 큰 것이다. 이에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이날 13.846루피아로 1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나집 라작 현 총리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말레이시아는 링깃화 가치가 연일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개월간 링깃화 가치는 달러화와 비교해 7.7% 떨어져 아시아 통화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연준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강달러에 원자재 가격 하락은 신흥국의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뉴욕시장에서 1.5% 하락하고 나서 6년 만에 최저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블룸버그상품지수는 이날도 0.2% 떨어져 엿새째 하락하며 13년 만에 최저치 기록을 연장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라보뱅크그룹의 마이클 에브리 금융시장 리서치 대표는 “부정적인 경제 펀더멘털과 연준 금리인상의 임박이라는 악재의 결합은 1997~1998년 외환위기를 연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 추이. 18일 종가 3748.89. 출처 블룸버그

신흥국을 대표하는 중국은 호재가 악재로 변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6% 급락한 3748.89로 장을 마쳤다.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관측이 커진 영향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70개 도시 가운데 31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지난 7월에 전월보다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6월의 27곳에서 늘어난 것이다. 상하이외환시장에서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는 최대 6.4166위안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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