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키덜트족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캐릭터를 활용한 산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유명 캐릭터에서부터 국산 토종 캐릭터까지 국내 시장엔 다양한 캐릭터 산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약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매년 20~3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어린이(Kid)와 어른(Adult) 합성어인 키덜트는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인터넷 쇼핑사이트 옥션에서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키덜트족을 대상으로 한 상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고, 이 중 30~40대가 85%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소프트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키덜트가 언급된 횟수는 총 2만1460번으로 2년 전에 비해 3배나 높아졌으며, 지난 5월까지의 수치인 1만6515건은 지난해 언급량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키덜트에 대한 관심과 연령대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인기와 맞물려 국내외 캐릭터들이 키덜트족을 겨냥해 다양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 이후 해피밀 세트를 통해 관련 캐릭터인 ‘미니언즈’ 상품을 선보여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해피밀 미니언즈 세트를 모아 SNS 등에 공유하는 모습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슈즈 멀티스토어 ABC마트의 자체 브랜드 호킨스가 디즈니 캐릭터와 협업해 키즈 샌들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디즈니는 키덜트 산업에 일찍이 주목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LG전자, 배스킨라빈스, 호킨스, 랩코스와 같은 기업들과 협업 제품들을 선보였으며, 특히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MAC)과 출시한 라벤더 블루 패키지는 3주 내에 전 제품이 완판 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국내 기업들도 캐릭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 E&M는 최근 드림웍스와 함께 캐릭터 상품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인 CJ오쇼핑 셀렙샵을 통해 드림웍스 의류를 출시했고, 지난해엔 헬스&뷰티 스토어 CJ 올리브영과 함께 ‘드림웍스 헬스&뷰티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중 ‘아임 더 리얼 슈렉 팩(I'm the Real SHREK Pack)’과 ‘아임 더 리얼 슈렉 하이드로겔 마스크(I'm the Real SHREK Hydrogel Mask)’ 등은 출시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완구업체인 영실업과 손오공의 영향력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 업체가 선보인 ‘또봇’, ‘터닝메카드’ 등 자체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최근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나타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들은 물론, 최근 터닝메카드 등의 제품들은 30~40대 아빠들로 구성된 키덜트족에게도 어필하며 웃돈을 주고도 못사는 제품으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 투바앤(TUBAn)도 대홍기획과 함께 애니메이션 ‘라바’의 간판 캐릭터 옐로우와 레드를 활용해 키덜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큰 성과를 기록했다. 이 업체들은 라바 캐릭터의 친근함, 힐링에 초점을 맞춰 이를 부각하는 전략을 선보였다. 롯데카드와 제휴를 통해 캐릭터 카드를 제작하고 해태제과, 뚜레쥬르와 함께 케이크, 과자, 캔디, 음료수 등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키덜트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된다”며 “일본과 미국처럼 시장이 더욱 확대되기 위해선 자체 콘텐츠의 역량과 힘이 더 커져야 하는 만큼, 향후 관련 시장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