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선점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3사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조성하거나 현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LG화학은 국내 오창공장과 미국 홀랜드공장에 이어 중국 남경공장을 신설해 ‘한국-미국-중국’의 3각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중국 장성기차와 난징진롱, 동풍 상용차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납품업체의 수를 차곡차곡 늘려가는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 5월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팩(Pack) 사업을 인수해 SDIBS(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를 공식 출범하고,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현재 중국 안경환신그룹 등과 합작해 삼성환신을 설립하고, 중국 시안에는 연 4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까지 중국 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함께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베이징시 택시 및 일반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충남 서산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 라인을 2배로 증설하고, 전기차 3만 대에 공급 가능한 수준(700MWh)의 설비를 확보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과 ‘ES210’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100% 가동률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3사가 이처럼 중국 시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올해 들어서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올 상반기 중국시장에서 출하된 전기차는 총 5만 5328대로, 미국의 5만 3944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고 앞으로도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성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54억8000만 달러에서 2020년 182억4000만 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올해 점유율 27.4%로 미국(26.7%)을 추월했다”며 “국내 기업들에게 중국 시장의 부상은 엄청난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