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드디어 비지상TV 출연이 가시화했다. KBS ‘1박2일’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CJ E&M의 나영석PD와 8월부터 프로그램을 함께 작업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유재석의 종편 JTBC 출연 발표이후 예능계의 눈은 강호동에게 쏠렸다. 1995년 3월 케이블 방송 시대가 열리고 2010년 12월31일 JTBC, MBN, 채널A, 조선TV 등 4개의 종합편성 채널이 개국한 이후에도 강호동은 유재석과 함께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 프로그램만 출연한 예능스타였기 때문이다.
종합편성 채널과 케이블TV의 수많은 연출자가 엄청난 출연료제시와 함께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했어도 지상파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만 고집했다. 세금탈루 문제로 활동을 중단한 1년여의 기간에도 수많은 종편채널과 케이블 채널들은 강호동의 출연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강호동은 2012년 11월 방송활동 중단전 진행했던 SBS ‘스타킹’을 통해 복귀했다. 이후 ‘무릎팍도사’ ‘달빛 프린스’ 등 복귀이후 맡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저조로 잇따라 폐지되고 강호동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도 종편과 케이블 진출설이 나돌기 시작했지만 강호동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만 출연했다.
유재석이 8월부터 JTBC 윤현준PD와 함께 새로운 프로그램을 작업한다는 입장이 최근 발표된 뒤 예능계와 방송계는 강호동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나영석PD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강호동이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능계의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나영석PD는 16일 ‘1박2일’ 멤버들과 그동안 지속적으로 만나오면서 언젠가는 다시 한번 프로그램을 하자고 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강호동, 이승기 등을 출연시키는 프로그램(‘신서유기’)을 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그램의 포맷과 출연진은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았지만 8월부터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CJ E&M은 "TV 방송이 아닌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신서유기'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컨셉과 플랫폼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기획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나영석PD의 프로그램에 강호동이 출연한다는 사실은 이제 지상파TV만을 출연하는 예능스타의 종언을 알리는 것이다. 강호동은 왜 나영석PD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이고 그의 이같은 작업은 예능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강호동은 지난 3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종편과 케이블 출연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케이블이든 종편이든 특별한 방침을 갖고 접근하는 게 아니다. (케이블에도) 많은 동료분들도 참여하고 계신데, 제가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호동의 나영석PD와의 작업은 나PD와의 인연과 유재석의 종편출연 사실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영석PD도 밝혔지만 ‘1박2일’을 오랫동안 함께 하며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강호동의 나PD와의 작업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복귀이후 좀처럼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위기에 직면한 부분도 강호동의 나영석PD 프로그램 출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유재석의 종편 출연은 지상파만을 고집했던 강호동의 부담을 덜어주며 지상파 이외의 프로그램 출연의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방송계 종사자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이유 외에 예능 트렌드와 인기를 독식하며 절대적 우위를 보였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근래 들어 트렌드와 시청률면에서 종편이나 tvN 등 케이블TV에 밀리는 상황과 스마트폰의 폭발적 이용과 IPTV의 보편화, 다시보기(VOD) 이용의 급증 등 미디어 환경 변화, 유통 플랫폼보다는 콘텐츠가 예능판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점 등 방송과 예능환경적 원인도 강호동을 지상파 이외의 TV출연으로 이끈 원인으로 꼽힌다.
유재석에 이어 강호동의 비지상파 TV출연은 지상파TV의 예능 절대우위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지상파, 케이블, 종편이라는 세 개의 방송 주체가 예능판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재석의 종편 출연과 강호동의 나영석PD와의 작업은 방송계와 예능계의 어떤 파장을 낳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