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약, 바이오 등 코스닥 랠리를 견인하는 3인방이 그리스 사태 후폭풍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제약 및 바이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화장품은 실적 우려가 더해저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대비 1.04%(4000원) 하락한 38만원으로 마감했다. 에이블씨엔씨 -6.47%, 한국콜마 -7.01%, 코리아나 -3.23%, 산성앨엔에스 -0.87%, 한국화장품 -2.22% 등도 일제히 내림세를 기록했다.
화장품주 하락에는 ‘메르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메르스 여파로 6월 중국인 입국자 수가 감소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혔다.
이달미 현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주 하락은 메르스 영향으로 6월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로 면세점 채널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화장품 업체의 면세점 채널에서 중국인 비중은 70%를 차지하는데, 입국자 수 감소로 면세점 채널 성장률 둔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헬스케어주가 조정을 받는 동안에도 흔들림 없던 제약·바이오주도 주저 앉았다.
이날 코스닥 하락에 가장 크게 기여한 종목은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은 4.57% 급락하면서 코스닥 지수를 1.52포인트 끌어내렸다.
이밖에 이수앱지스 -6.58%, 바이넥스 -2.02%, 젬백스 -1.20%, 메디포스트 -5.41%, 차바이오텍 -2.92% 등 바이오주도 동반 하락했다.
제약주의 경우 동아쏘시오 -3.32%, 동아에스티 -3.02%, 대웅제약 -3.65%, 부광약품 -3.06%, 종근당홀딩스 -1.43%, 종근당 -4.35%, 광동제약 -4.32%, 삼성제약 -4.73%, 한독 -2.95%, JW중외제약 -2.43% 등이 떨어졌다. 다만 한미약품(5.82%), 녹십자(3.60%), 유한양행(1.20%) 등 3개 종목은 상승 마감해 눈길을 끌었다.
제약과 바이오주의 급락을 두고 전문가들은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제약주는 산업 성장성, 해외시장 진출, 신약개발가치 등을 반영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제약주 하락은 과도한 주가 상승에 대한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는 성장 기대감에만 의존한 추가 상승여력이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가시성이 확인되는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약-바이오-화장품 3인방의 약세를 두고 그리스 사태가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 혹은 중국증시 급락을 촉매제로 변동성 확대를 제어하기 위한 ‘위험자산 회피성향’보다 ‘위험주식군 회피성향’이 국내증시의 코스닥-제약바이오-화장품 주가 급락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성장주를 우선적으로 매도하는 투자행태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낮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주가 급락이 완화될 수 있다”며 “그리스 사태가 안정을 찾을 경우 화장품주는 메르스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순유입의 바닥을 확인할 경우, 제약 및 바이오주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불확실성이 약화될 경우 성장주 선호 현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