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일부 단지에서는 '완판(계약마감)'되는 곳이 늘면서 건설사이 분양가를 슬금슬금 올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 사이 분양가가 급등해 오랜만에 찾아온 훈풍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 기준으로 1년 사이 3.3㎡당 156만원 올라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약 4000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서울 지역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 해 6월 서울지역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38만원이었지만 올해 6월 평균 분양가는 2341만원에 달했다. 분양 지역과 단지수에 따라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있다. 최근 100% 계약이 잇따르고 있는 화성 동탄2지구의 경우 분양가가 지난해 3.3㎡당 평균 982만원에서 올해는 평균 1109만원으로 12.93% 올랐다.
최근 청약열기가 가장 뜨거운 대구시의 경우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평균 분양가가 지난해 3.3㎡당 763만원에서 올해는 905만원으로 18.6%(142만원) 상승했다.
표면적인 분양가는 그대로 둔채 발코니 확장비나 드레스룸, 붙박이장, 시스템 에어컨 등 유상옵션을 통해 실질 가격을 인상하는 꼼수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어려울 때 많이 주던 계약금 정액제 혜택이나 중도금 무이자 혜택 역시 줄이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이 배짱 영업에 나서는 것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청약한 광교 아이파크의 경우 일반공급 842가구(특별공급 제외)모집에 총 2만1470명이 청약 신청해 평균 2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한화건설이 경기 일산신도시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 부지에 분양하고 있는 ‘킨텍스 꿈에그린’의 경우 고(高)분양가 논란에도 완판을 앞두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최근 분양이 잘 되다보니 건설사들이 분양가에 프리미엄을 반영해서 책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분양 아파트 인근 시세, 분양가, 입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기존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분양가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오랜만에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호황을 보이다 보니 쌓아뒀던 물량을 비싼 가격에 쏟아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이윤 추구는 기업의 당연한 속성이지만 2000년대 중반 고분양가로 인한 대량 미분양이 되풀이 될까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