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수출입은행 퇴직 임직원 9명이 수출입은행과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들에 재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출입은행 퇴직자가 해당 기업에 재취업한 이후 관련 대출과 보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수출입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수출입은행 퇴직자 9명은 수출입은행과 거래 관계에 있는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SPP조선, STX 중공업의 사내·외 이사 및 감사로 재취업했다.
이중 성동·SPP·대선조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조선사로,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과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이기도 하다.
자료에 따르면 성동조선의 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2005년 기준 480억원에 불과했지만, 수출입은행 이사 출신 김모씨가 부사장(이후 재무총괄 사장 역임)으로 영입된 이후 2012년에는 여신 잔액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7년간 약 55배의 여신증가율을 보였다.
2005년 548억원의 여신 잔액을 기록한 대선조선은 올해 5월 기준 4848억원의 여신 잔액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수출입은행 퇴직자자는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1명, 2명이 대선조선으로 재취업했다.
SPP조선의 경우 2007년 여신 잔액 1100억원에서 4년 후 10배 가까운 수치인 1조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2013년 수출입은행 퇴직자가 감사로 재취업했다.
홍종학 의원실에 따르면 재취업자들의 대부분은 선박금융, 플랜트금융, 여신부서 등 거래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부서에 근무 경험이 있다.
이에 홍 의원은 “이미 모뉴엘 사건으로 수출입은행 직원 2명이 로비를 받은 것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수출입은행의 청렴성에 심각한 우려가 발생했다”며 “수출입은행의 퇴직자가 거래기업에 재취업해 급속도로 여신이 늘어난 것은 퇴직자들의 로비로 인한 것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그는 “성동조선과 같이 급속도로 여신이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우선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수출입은행의 손실은 곧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된다. 향후 수출입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