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로 시인이 1981년 등단 후 34년 만에 시집 <메추라기 사랑 노래>를 발표했다. 그는 그간 좋은 시에 대한 욕심 때문에 6백여 편 이상의 시를 쓰고서도 세상에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토록 까다로운 그의 예술적 완벽주의와 34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은 탓에 시집 발표 소식을 들은 독자들은 오히려 ‘기다릴만 했다’는 반응이다.
시집 <메추라기 사랑>에는 우리가 고향에 내려가 접할 만한 포근한 일상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윤한로 시인은 자신이 살던 시골과 아내, 할머니는 물론 이웃과의 일상을 정감가게 그렸으며 자신이 아끼던 개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그의 시집 한 권에는 시에 대한 고민과 30년 넘는 인생의 굴곡까지 녹아있다. ‘잡시’, ‘졸시’, ‘천시’, ‘동시’라는 소제목만 봐도 솔직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시가 아니라 독자도 쉽게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이며, 팍팍한 듯 보이는 삶 속에서도 유머와 재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윤한로 시인이 안양예술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며 느낀 학생들의 동심 또한 시집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시집에는 독자도 한 번쯤 접한 이야기들이지만 추억 속에만 담아두었던 소재들, 가령 이슬비나 개똥참외, 바보온달과 개떡 등을 통해 그의 학창시절과 우리의 학창시절을 돌아볼 수 있으며, 구수한 사투리를 통해 토속적 정서까지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