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소통과 조직 활성화가 답이다

입력 2015-06-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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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회장

1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으로 나온 ‘바벨’이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본 기억이 있다. 영화를 볼 때 내용이 난해하기도 하고, 상영시간이 140분이 넘어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득문득 생각나기도 하고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공감됐다. 바벨은 엉망진창으로 망가지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합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소통’이라는 주제가 전체를 관통하고 있고 서로 연결돼 있는 잘 짜인 이야기다.

등장인물들은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에 증폭되기만 하는 위험 속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소통의 문제는 비단 영화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나 정치, 하물며 가정 등 사람이 살아가는 그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기 마련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다른 사람의 머릿속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 없이 잘 통하도록 전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조차도 소통을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잭 웰치는 “경영은 소통, 소통, 소통”이라고 했고, 휴렛팩커드는 공장 복도에 “Communication! Communication! Communication!”이라고 써 붙이기도 했다.

소통을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서로 비전을 공유하고 통할수록 더 많은 성과가 나오고 조직의 발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잭 웰치 성공신화의 방정식을 단순화하면 ‘일체화’라 할 수 있는데, 대화와 토론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엔 조직원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조직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고, 활성화된 조직은 조직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펄떡거리게 된다.

필자가 실험동물 사업을 해 오면서 세계 최고의 실험동물 다국적 기업이자 CRO 기업인 찰스리버, 코반스와 손을 잡게 된 것도 규모 면에서 우리가 비교도 안 되지만, 서로의 뜻을 헤아려 통하는 소통의 결과라 볼 수 있다. 또 국내 시장의 여건이 아직 충분치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어려운 과정을 함께 극복해 지금에 이르렀기에 우리가 보급하는 여러 실험동물이나 제품들은 어느 기업 제품보다 굵고 진한 땀방울이 어린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이를 바탕으로 서로 힘을 합쳐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기업을 성에 비유하면 사람은 돌담’이라고 했다. 큰 돌만 사용해서는 돌담을 만들 수 없다. 큰 돌과 큰 돌 사이에 작은 돌을 채워 넣어야 비로소 견고한 돌담이 만들어져 성을 지탱할 수 있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 모두가 소중한 재산이다. 또 “지혜가 있는 자는 지혜를 내고, 지혜가 없는 자는 땀을 흘려라”라는 말도 했는데, 이것이 바로 조직이 발전하는 방법이고 그 기저에 소통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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