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패션 중심지 동대문시장이 면세점 후보지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기업들의 선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대문은 대기업군과 중소·중견 부문에서 각각 2개와 3개씩 총 5개 기업 및 단체가 입지로 내세운 곳이다.
일단 표면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동대문은 시내면세점의 큰손인 중국인들이 명동 다음으로 많이 찾는 곳이다. 관세청 평가에서 관광인프라의 인접성 및 적정성을 따졌을 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동대문은 이미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중국인들에게 쇼핑 관광의 필수코스로 자리잡힌 곳이다. 즉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이나 지역활성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교통의 편리성이나 주차시설의 편의성 부분에서도 감점 대상이다. 펑리위안 여사가 쇼핑을 다녀간 후 중국인 관광객을 실은 버스로 동대문 주변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5개 기업이 관세청이 공개한 심사 평가 점수의 일부를 포기하면서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주차나 관광콘텐츠 개발보다 다른 평가 범주에서 반사이익을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대문은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하지만 중소형 쇼핑몰 공실률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상권이 활기를 잃었다”며 “지역상권 활성화와 상생협력, 중기제품 판매 등의 배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동대문에는 SK네트웍스가 일찌감치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낙점한 것을 비롯해 롯데면세점과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는 롯데피트인, 대구 그랜드관광호텔은 헬로APM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