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이 같은 내용을 14일 열린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 회사의 한 사외이사는 “포스코플랜텍에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채권단과의 워크아웃 협의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부터 채권단과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추진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는 채권단에 포스코플랜텍의 울산공장 등 자산매각, 보증을 통한 회사채 발행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협의가 팽팽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그룹의 신용도, 채권단과의 관계를 고려해 포스코플랜텍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최대한 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자금 지원을 중단한 것은 과거 유산과 단절하려는 쇄신안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전 계열사 사장 및 사내 이사들의 사표를 받고 비상경영을 14일 선포했다. 이를 위해 발족한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은 권오준 회장이 맡았다. 포스코 사내이사 4명과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켐텍, 포스코ICT 등 5개 계열사 대표는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ㆍ의식 등 5개 분과위원회로 나뉘 쇄산안을 마련하게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경영쇄신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포스코 수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5일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공사대금을 빼돌린 혐의로 유영E&L 대표 이모(65)씨를 구속했다. 앞서 14일에는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포스코 거래사인 코스틸의 박재천(59) 회장을 구속했다.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구속된 전ㆍ현직 임직원은 현재까지 6명이다. 이들에 대한 구속은 검찰이 수사의 본류를 포스코의 핵심으로 틀기 위한 수순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