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정석기업과 한진칼 합병’건이 한진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한진그룹이 2013년 8월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이후 2년 만에 지주사 체제 전환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한진칼은 23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상정된 안건이 통과돼 한진칼과 정석기업이 합병될 경우 지난해 12월 ㈜한진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5.33%)을 매각해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가 ‘통합지주사→한진’으로 단순화된다.
2013년 8월 지주사 전환을 결정한 한진그룹은 공정거래법상 2년 내에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확보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손자회사인 ㈜한진 등이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갖고 있지 않지 않을 뿐 아니라 매각을 진행한다 해도 공동출자 형태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합병이 이뤄지면 ㈜한진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올라가게 된다. 즉 한진그룹은 증손자회사 지분 100% 보유 규제에서도 벗어나게 되면서 지주사 전환은 완전히 마무리 된다. 분할·합병 시한은 오는 7월 말이다.
조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커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칼 지분 15.6%, 정석기업 지분 27.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의 순자산가액이 정석기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하면 통합 한진칼에 대한 조 회장 지분율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이던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7.95%)도 남은 과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진그룹은 해당 지분을 오는 7월까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