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 22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전략 스마트폰 G4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LG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의 예약판매를 하는 건 2013년 11월 출시한 첫 커브드 스마트폰 'G플렉스' 이후 처음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예약판매는 원래 애플이 북미 지역에서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때 취했던 전략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일찍 제품을 구매할 기회를 준다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흥행 바람'을 사전에 불러일으켜 고객층을 넓히려는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았다.
LG전자가 1년 반 만에 다시 예약판매를 들고 나온 건 그만큼 G4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도 사장 취임 후 첫 작품인 G4를 두고 "상당히 기대를 하고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G4는 전·후면 카메라 성능과 천연가죽 후면 커버, 커브드 화면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G시리즈 4번째 제품으로 오는 29일 전격 공개된다. LG전자는 G4의 출고가를 이날 공개하는 한편 수일 내로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G4 출고가가 갤럭시S6(85만8천원)보다 다소 높은 89만원대가 될 것으로 본다.
옵티머스G에서 시작해 G3(누적 판매량 약 1천만대)까지 성공 가도를 달려온 만큼 G시리즈도 어느 정도 마니아층이 형성됐기 때문에 LG전자는 이번 예약판매량이 역대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G4가 나오기를 기다려온 소비자로서는 출시와 동시에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데다 각종 경품이나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예약구매는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
LG전자는 G4 예약 구매자에게 1년간 1회에 한해 파손된 액정을 공짜로 수리해주기로 했다. 사용자 잘못으로 액정이 깨졌더라도 무조건 무상으로 고쳐주겠다는 것이다. 통상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액정 수리비는 최대 20만∼30만원에 이른다.
게다가 시중 가격이 3만∼4만원인 64GB 외장 메모리카드도 덤으로 준다. 현금으로 따지면 예약구매로 최대 30만원 중반까지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동통신사들이 예약가입자에게 주는 경품도 쏠쏠하다.
KT는 출고가가 40만원에 가까운 스마트워치 'LG워치 어베인'을 추첨을 통해 주고, LG유플러스 역시 추첨을 통해 SNS 이벤트 참여자에게 LG 휘센에어컨, 보스(Bose) 블루투스 스피커 등의 경품을 준다. SK텔레콤은 1천 명에게 셀카 렌즈, 셀카봉, 방수파우치가 포함된 카메라 팩을 선물로 준다.
그러나 예약구매를 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국내에서 약 30만대의 예약판매를 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경우가 그랬다. 이때도 각종 경품 및 서비스 혜택이 주어졌는데 일부 모델의 보조금이 1주일 만에 33만원에 육박할 만큼 급등하면서 예약구매자의 허탈감을 안겨줬다.
실제로 KT에서 갤럭시S6를 예약 구매한 사람은 5만원 상당의 무선 충전패드를 선물 받았는데 출시 1주일 뒤 보조금이 최대 13만원 이상 더 오르면서 결국 손해를 봤다.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널뛰기로 '충성 고객'이 '호갱님(호구+고객)'이 된 격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보조금이 출시 1주일 만에 급등한 현상은 매우 이례적으로 여기면서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국내 시장에서 예약판매 마케팅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그러나 G4 보조금이 아직 책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갤럭시S6의 보조금 급등은 극히 이례적이었던 만큼 각종 혜택을 꼼꼼히 따져보면 G4 예약구매로 실익을 챙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일단 LG전자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혜택과 자신이 가입한 이동통신사가 주는 경품이나 서비스 혜택을 이리저리 잘 따져보고 예약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