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동광주택이 재무적 곤경에 빠질 수 있는 이상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계열사에 대한 자금 수혈 규모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광주택은 부영CC, 부영, 남양개발 등 관계사 3곳에 총 1652억18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해주기로 결정했다. 부영CC에 977억2800만원을, 부영에 480억5400만원을, 남양개발에 194억3600만월 빌려준다. 이와 함께 동광주택은 부영CC가 기존에 빌려간 251억원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동광주택이 현재 계열사들에 대여해준 금액은 총 5556억원가량으로 늘어나게 됐다.
동광주택은 앞서 동광주택산업, 부영, 부영주택, 부영대부파이낸스, 부영CC, 남양개발, 부영환경산업 등 계열사에 총 3904억원가량을 대여해 준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대여금 규모는 늘어나는데 비해 상환 금액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동광주택의 대차거래를 살펴보면 2012년 계열사들이 빌려간 총 대여금은 2907억원 가량이나 2013년 상환된 금액은 210억원이다. 2013년에도 빌려간 금액은 832억원가량이나 지난해 상환된 금액은 169억원에 불과했다. 일부 계열사들은 지속적으로 만기를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동광주택이 지난 2012년 이후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동광주택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2%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3년 실적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63.4% 줄어든 1376억원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4.1%, 29.1% 감소해 13억원, 21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순손실 73억원이 결손금으로 잡히면서 미처리결손금이 36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었으며, 부채비율이 늘었났다. 동광주택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08.7%로 늘었으며, 이는 2013년 토목시설물 건설업의 산업평균 부채비율인 165.92%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동광주택의 자기자본비율은 32.39%이며, 유동비율은 1168%로 자금융통과 관련해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계열사들로부터 대여금이 상환받지 못할 경우 동광주택이 모든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