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 가입 신청에 ‘퇴짜’를 놨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샤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양측이 명칭과 관련해 더 많은 의견을 모은 뒤 합의에 이르면 대만은 AIIB에 합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중화타이베이(Chinese Taipei)’라는 명칭으로 AIIB에 합류하겠다고 했으나 중국은 이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덧붙였다.
대만 명칭은 양안 관계에 매우 민감한 문제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한 성으로 간주하고 있다. 대만은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중화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 1986년 중국이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가입했을 때 대만 정부 항의에도 불구하고 ‘중화타이베이’라는 명칭은 ‘타이베이, 중국(Taipei, China)’으로 변경됐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여러 차례 “‘중화타이베이’는 대만의 국권을 보호하는 최종 기준”이라며 “이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AIIB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대만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날 밤 중국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며 “마오즈궈 행정원장(총리)이 유관 정부기관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오 원장이 이날 오후 의회에 해당 소식을 보고하고 난 후 후속 방침 세부사항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21개의 무역협정이 맺어질 정도로 양안 관계는 진전됐다. 그러나 많은 대만인이 여전히 중국 정부의 궁극적인 의도가 대만을 자국에 귀속시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