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이진아, ‘K팝스타’가 아닌 ‘뮤지션’의 의미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5-04-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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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스튜디오)

SBS ‘일요일이 좋다’의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 참가자 이진아가 보여준 4개월의 여정이 끝났다. 이진아는 5일 방송된 ‘K팝스타4’ TOP3 세미파이널 생방송 경연에서 정승환, 케이티김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1월 혜성같이 등장한 이진아의 ‘K팝스타4’ 도전기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드라마였다.

이진아는 ‘K팝스타4’의 흥행 아이콘이었다. 가장 큰 매력은 참신함이었다. 신들린 연주, 청아한 음색은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의 음악성은 천편일률적인 가요계에 경종을 울린 대안으로 인식됐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은 1회 이진아의 모습을 보고 “잠깐 꿈꾸고 온 것 같다. 인디 뮤지션이 메인으로 성공하는 건 일반 대중들도 다 바라는 일이지만 쉽지 않았다. 어쩌면 이진아가 그걸 리드할 수 있는 가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아의 무대 영상은 공연 직후 100만뷰를 돌파했다. 그녀의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 ‘마음대로’는 기성 가수를 제치고 음원차트를 장악했다.

하지만 극한 참신함은 양날의 검이었다. 그녀의 최대 장점이었던 청아한 음색은 어느새 가창력 논란으로 이어졌고, 대중은 “식상하다”며 변화를 요구했다. 심사위원 유희열의 혹평은 도화선이 됐고, TOP10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반전의 기회는 결국 그녀의 자작곡에서 나왔다. 그녀의 생방송 진출을 확정시킨 ‘냠냠냠’은 재즈식의 즉흥 연주를 바탕으로 R&B풍의 그루브가 묻어있었고, 속삭이는 듯 독특한 목소리는 곡에 생명을 더했다. ‘냠냠냠’에 대해 박진영은 “흑인 바하가 떠올랐다. 후렴에서 노래 부르면서 그렇게 피아노 치는 건 반칙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진아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동시에 항간의 혹평을 실력으로 불식시킨 결과였다.

(K팝스타4 이진아 유희열)

Mnet ‘슈퍼스타K’로 촉발된 오디션 열풍은 이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실력파 참가자에 의존했던 흥행성은 에너지가 다 했다. 이제는 결과가 아닌 과정, 실력을 넘어선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진아의 행보는 유독 남달랐다. 겉모습만 보면 승승장구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누구보다 치열했고, 고독한 노력이 동반됐다. 이진아를 통해 본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수 비결은 그 어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보다 단순하지만 어렵다. 실력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 나아가 이 모든 것을 대중에 어필해 소통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천운에 달렸다.

이진아는 경연 내내 호불호 명확한 평가를 감내해야 했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 동시에 누구보다 이진아스러운 음악을 선사해야 했다. ‘K팝스타’가 아닌 ‘뮤지션’이 되어야 했고, 그녀의 오디션은 유독 고독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K팝스타4’에서 이진아가 보여준 눈물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혁신을 요구하는 항간의 외침을 반영하고 있다.

위기를 맞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향후 가요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가 아닌 ‘뮤지션’의 발굴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유희열은 이진아의 마지막을 두고 “이진아의 음악을 듣고, 가장 자극을 많이 받았다.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속에서만 존재하던 여성 뮤지션의 실체를 ‘K팝스타’에서 만났다. 꿈을 이끌어준다고 하는데 같이 걸어갈 수 있는 후배이자, 동료, 동행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 기쁘다”고 말했다.

‘K팝스타4’ 생방송 무대가 펼쳐진 인천 남동체육관은 이진아의 노래 한 마디 한 마디에 탄성으로 가득 찼다. 정승환, 케이티김 등 실력파 보컬의 무대에서 들을 수 없던 응원의 함성 소리도 남달랐다. 이진아와 함께 오디션을 함께 한 팬들은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자신의 내공을 확장한 이진아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는 유독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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