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경의 스크램블 톡] 이란 원유시장 복귀는 아직 멀었는데 국제유가는 벌써 ‘풀썩’

입력 2015-04-03 15:36 수정 2015-04-0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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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과 이란이 2일(현지시간) 이란 핵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틀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한층 더 떨어졌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1.9% 하락했습니다.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 산유국인 이란까지 원유 수출에 참여하면 공급 과잉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예견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는 성급한 판단입니다. 이번 타결은 어디까지나 포괄적인 합의에 불과합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이란이 핵 개발 활동을 중단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해제되는데, 그것이 당장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란은 미국·유럽연합(EU)과 합의한 사안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확인 받아야 합니다.

또한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안은 6월 말께 나오고, 그 최종 합의가 검토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일각에서는 일러도 201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하니, 이란이 세계 원유시장에 복귀하는 시점 역시 그 이후가 되겠지요.

그런데도 시장 참가자들은 귀가 참 얇습니다.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6개국과 이란이 핵협상에 돌입한 일주일 전부터 이 재료가 반영이 됐지요. 스위스 로잔에 가 있던 이란 핵협상 관계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즉각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날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내일부터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처럼 매도 물량을 쏟아내더니 2일 장중 한때는 WTI 가격이 5% 넘게 빠지기도 했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겐 이란의 원유 수출이 늦어지는 것이 희소식이겠지요.

OPEC은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에 은근히 배가 아팠을 겁니다. 세계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고,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둔화하면서 그동안의 저유가로 인한 손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란이라는 복병이 튀어나왔으니 말입니다. 그나마 대이란 제재가 바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어서 올해까지는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할 시간을 번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대이란 제재 해제 후 6개월이 지나면 원유 수출은 하루 20만~6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신규 투자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란의 원유 생산 채비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일러도 2016년 하반기 이후가 될 거랍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이 회복되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번 핵협상 타결로 유가 상승 여지는 더 좁아진 게 확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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