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에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역대급 대결이 펼쳐졌다.
'축구의 전설' 안정환과 '테니스의 황제' 이형택이 족구로 맞붙어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개최한 것.
지난 3월31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 99회에서는 '제2의 차날두를 찾아라'는 슬로건으로 공개 족구 오디션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안정환과 이형택의 숨막히는 즉석 족구대결이 펼쳐져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축구의 전설'과 '테니스의 황제'가 벌이는 족구 대결은 의외의 반전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하며 스포츠 예능 '예체능'이 왜 명불허전인지 보여줬다. 두 레전드의 족구 대결은 '예체능'안에서 가능한 반전의 경기이자 '예체능'만이 선사할 수 있는 짜릿한 재미였다.
도전자로 등장한 이형택은 "테니스를 하기 전 축구를 하려고 했다"고 말해 한번도 선보인 적 없는 족구 실력에 대한 기대를 높인 후 "안정환은 축구계의 레전드인데 족구 실력은 떨어지지 않나 싶다"며 안정환을 거침없이 도발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강호동은 분홍색 쫄쫄이를 입는 벌칙을 내세우며 이형택과 안정환 대결을 성사시켜 '꿈의 족구 대결'을 가능하게 했다.
이형택과 안정환의 대결은 레전드의 대결이자 세기의 빅 매치였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으로 월드컵 통산 3골을 넣은 최고의 스트라이커이며, 이형택은 대한민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ATP투어에서 우승했다. 각기 다른 종목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한 경기에서 볼 일이 없던 이들이 '예체능'을 통해 숨가쁜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축구선수인 안정환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형택은 가벼운 헤딩과 자유자재로 양발을 놀리는 기술로 안정환을 상대로 연속 4점을 먼저 따 냈고, 양팀의 벤치는 모두 기립해 긴장한 채 응원했다.
4점을 뺏긴 안정환이 낮은 서브로 첫 득점을 하며 연속 2점을 얻었지만, 이형택은 다시 리시브 토스 헤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발등 페인트 공격을 하며 시종일관 진지하고 침착하게 날렵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곽춘선 해설위원은 "이형택 선수의 지능적 플레이가 돋보였다"고 평했다. 이형택은 상대의 빈틈을 재빨리 알아채 공격하는 능력으로 9:4까지 파죽지세로 뻗어갔다.
안정환은 "장난하지 말아야겠다"며 승부욕을 드러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안정환은 이형택의 연이은 기습 공격을 막아내며 구석에 깊이 들어온 공을 완벽 수비해 공격으로 이어지게 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호근 캐스터는 "굉장하다. 정말 안정환이다"고 말했지만, 결국 10:6으로 이형택이 우승했다. 공이 익숙한 안정환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코트와 네트가 친숙하고 테니스를 치며 발도 쓰는 현역 이형택이 의외로 족구에 최적화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시청자들은 SNS과 댓글 등을 통해 "이형택 선수 정말 놀랐다! 멋진 플레이!" "테니스 코트라 비슷한 환경이라 이형택이 이겼지만, 팀플레이는 안정환이 더 잘 할 것이다" "각자 분야에서 국가대표까지 한 선수들의 대결 멋졌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