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편성 전쟁 속에서 한 시즌을 넘기지 못하고 MC자리를 물러나거나 혹은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가운데 최소 10년이 넘게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을 묵묵히 진행하고 있는 장수 MC들이 있다.
대표적 장수 MC는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있다. 송해는 1988년 5월부터 27년 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고 있다. 88세의 나이에도 굳건한 송해의 장수MC 비결은 바로 건강이다. 송해는 자신의 건강비결로 BMW를 꼽으며 “버스(B), 지하철(M) 걷기(W)를 실천하고 밤 10시가 넘어가기 전에는 잠들려고 애쓴다. 기상은 아침 5~6시 사이, 아침은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꼭 먹으려 한다”고 밝혔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를 1998년부터 17년간 진행해온 MC 임성훈도 손꼽히는 장수MC다. 지난해 ‘순간포착’ 800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임성훈은 “한 프로그램을 16년 동안 진행하니 개인적으로 한국 방송사에서 한 프로그램 오래한 MC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송해의 라이벌은 안되지만 나는 단일 프로그램을 한 번도 쉬지 않았다는 점에서 송해와 비교해 위안을 삼고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금희도 1998년부터 KBS 1TV ‘아침마당’의 안방마님을 1998년부터 17년간 이어오고 있다. 가수 배철수는 장수MC와 더불어 장수DJ이기도 하다. 배철수가 진행하는 KBS 1TV ‘콘서트 7080’은 2004년 첫 방송을 시작한 후 11년 동안 7080세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배철수는 10년간 프로그램을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18일 ‘콘서트 7080’ 500회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큰 원동력은 7080년대 음악들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그 음악들이 좋지 않았다면 TV에서 한 시간씩 노래하고 연주할 필요도 없었을 뿐더러 보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철수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도 1990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올해 방송 25주년을 맞이했다. 19일 열린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음악캠프’의 의미에 대해 “삶 자체다. 가장 친한 친구이고 애인이다. 나에게서 이 프로그램을 떼어내면 남는게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