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낸 정유사들이 주주총회에서 무배당을 확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서울 서린동 SK본사 3층 SUPEX홀에서 제8차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당을 하지 않은 것은 1980년 당기순손실로 무배당을 결정한 지 34년 만이다.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정철길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주총 후 ‘올 초 경영상태가 많이 회복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봄이 있고 겨울이 있듯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서 버틸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 계절에 상관없이 다 잘하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김대기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한민희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이사 보수한도는 1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억원 축소했다.
같은 날 에쓰오일은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제40기 주주총회를 열고 우선주에 대해서만 주당 25원씩 9600만원을 배당하기로 확정했다. 에쓰오일은 앞서 작년 7월 중간 배당에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각각 주당 150원씩, 총 174억6000여만원을 배당했다.
에쓰오일은 이날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 이승원 전 쌍용정유 회장, 신의순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에이 에이 알 탈하 전 사우디 아람코 임원을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한편, 정유 4사 중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배당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 연결기준 45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GS칼텍스는 6년 만에 무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고 나서 투자가 우선이라며 배당을 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