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홈플러스 본사 마케팅팀 직원들은 평소보다 훨씬 더 분주했다. 다음 날부터 시작될 신선식품의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앞두고 경쟁사의 가격 정보를 사전에 확보해야 했기 때문. 도성환 사장이 ‘한 해 이익 1000억원을 손해보더라도 500개 품목을 연중 10~30% 할인하겠다’고 공언한 첫 날부터 경쟁사에게 밀릴 수는 없었다.
홈플러스는 타사 가격정보를 캐기 위해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13일 부터 판매될 경쟁사의 할인 정보가 담긴 광고 전단지를 입수하기 위해 신문사 문을 두드렸고, 평소 친분이 있는 인쇄소 직원들에게도 밤새 전화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