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점유율 뺏는 중국 토종업체…현대기아차 '긴장'

입력 2015-03-1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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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글로벌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자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버스와 전기차를 앞세워 한국의 내수시장까지 넘보고 있어서다.

중국 업체를 한 수 아래로 봤던 국내 자동차업계도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10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의 로컬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올해 1월 59만2천639대를 판매, 작년 1월보다 37.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시장 전체 증가율 14.7%를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중국 토종업체들은 2월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2월보다 28.9% 급증한 133만1천대로 이 가운데 지리, 창청자동차 등 중국의 6개 토종업체 판매량은 62.7% 성장한 25만9천대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내수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연간 14.4%에서 올해 2월에는 19.5%로 뛰어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토종업체의 약진은 창안자동차의 CS75와 JAC모터스 S3와 같은 저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을 겪은 중국업체들이 최근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작년 연말부터 할인판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

올해 1∼2월 현대차는 17만7천321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감소했고, 기아차도 10만1천640대를 판매해 1.7% 줄었다.

그나마 중국에서만 판매하는 맞춤형 모델인 현대차의 밍투와 소형 SUV ix25, 기아차의 K2와 K4가 인기를 끌면서 이 정도로 선방한 것이다.

올해 1∼2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일반 모델은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18.7%와 20.0% 각각 줄었지만, 현지 맞춤형 모델은 99.7%와 52.2%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1∼2월 중국 판매가 소폭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토종업체들은 주로 저가형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공장이 생산물량을 더는 늘릴 수 없을 정도로 완전 가동 중인 만큼, 올해 2분기와 3분기 중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창저우 공장과 충칭 공장이 각각 착공돼 2017년께 완공되면 물량 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창저우 공장 착공을 위한 막바지 점검을 위해 이달 9일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또 기아차는 이달부터 중국 3공장에서 소형 SUV인 KX3를 생산, 판매하면 실적 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차는 올해 중국 판매 목표를 지난해 64만6천대에서 15.3% 높여 잡았다.

그러나 저가 자동차 시장은 토종업체가, 고급차 시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업체가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점유율을 높이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은 국내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 버스제작사 선롱(申龍)버스가 만든 중형버스는 국내 관광버스 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업체는 4월 서울모터쇼에도 출품해 국내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찍을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배터리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는 내년 초 전기차 e6를 앞세워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 BMW가 이끌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e6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300㎞까지 갈 수 있으며 이미 전 세계에서 3천600여대 가량이 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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