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중이온가속기 초전도 가속관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중이온가속기 초전도 가속관은 의생명과 재료의 기초연구 핵심장치로 향후 다양한 연구영역에서 연구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단장 정순찬)은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의 핵심 장치인 초전도가속관을 자체 설계 후 국내 기술로 제작하고 캐나다 국립입자핵물리연구소(TRIUMF)의 성능시험을 최종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로 초전도 가속관 제작 기술 확보하게 됐다.
초전도 가속관은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중이온을 빛의 속도(약 30만 ㎞/s)에 근접하도록 가속시키는 원통형 진공관이다. 초전도체인 나이오븀(Nb)으로 만들어져 절대온도 0도(-273.15℃)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중이온가속기의 핵심 장치이다.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단 박창호 팀장은 "중이온 가속기는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을 가속해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기계장치"라며 "의생명이나 재료등 모든 기초과학에 기반이 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작에 성공한 초전도 가속관은 중이온가속기에 설치되는 3개 타입의 가속기 중 저에너지 초전도선형가속기(SCL1)에 활용되는 가속관(QWR)이다.
밴쿠버에 위치한 TRIUMF에 보내 국제적 성능시험을 실시한 결과, 가속관의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인 가속관 전기저항이 아주 낮은 수준으로 도출됐고 가속 속도를 가늠하는 전기장 세기는 자체설계기준과 국제설계기준을 상회하는 우수한 시험결과를 달성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가속관 제작 기술을 국내에서 보유하게 됨으로써 중이온가속기 구축 비용의 실질적인 절감 효과와 국산화 제작에 참여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는 국내 기업이 해외 제작비용 대비 50% 수준에서 제작이 가능해 국산화로 인해 약 4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직접적 비용절감효과 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에서 추진하는 차세대 대형가속기 구축사업에 국내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단장은 "올 말까지 나머지 2개 타입의 가속관 뿐만 아니라 저온유지모듈, 고온초전도자석 등 핵심장치들에 대한 국내 개발·제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산화율 65%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