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피살된 반푸틴 러시아 전 부총리 넴초프는 누구?

입력 2015-02-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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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운동을 이끌어 온 대표적 반정부 인사…옐친 대통령 시절 제1부총리까지 지내

▲보리스 넴초프(55) 러시아 전 부총리. (사진=블룸버그)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총격을 받아 27일(현지시간) 사망한 보리스 넴초프(55) 전 부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 운동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반정부 인사다.

넴초프는 다른 야권 지도자들과 함께 2008년 야권 운동단체 ‘솔리다르노스티(연대)’를 창설해 이끌어 오며 푸틴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경제 실책 등을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2011년 총선 이후 유명 블로거이자 변호사 출신의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 등과 선거 부정, 푸틴의 장기 집권시도 등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경제난 등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고 2012년부터 자유주의 성향의 공화-국민자유당(RPR-PARNAS) 공동의장직도 맡아왔다.

넴초프는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러시아 중부 니제고로드스크 주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동안 물리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새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1990년 소련 붕괴 직전에 소련 내 러시아 공화국 최고회의(의회) 대의원 선거에 출마해 공산당 후보들을 제치고 당선되면서부터 정치계에 입문한 그는 러시아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 시절 제1부총리까지 지냈다.

의회에서 농업개혁과 무역자유화 등을 위한 입법활동을 주도했던 그는 당시 최고의회 의장이던 개혁파 옐친의 눈에 띄며 대통령이 된 옐친에 대한 보수 강경파의 공격 저지에 앞장서며 옐친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에 니제고로드스크주 주지사(1991~97년), 연료ㆍ에너지부 장관(1997년), 제1부총리(1997~98년) 등의 요직을 거쳤다. 대중적 인기를 끌던 그는 1990년대 후반 옐친 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에 따른 러시아의 치명적 경제위기로 옐친 정권이 흔들리자 그 역시 부총리직에서 물러나며 정치적 인기는 사그라졌다.

1999년 ‘우파세력연합’ 당을 창당해 하원에 복귀하며 정치적 재기를 노린 그는 이듬해 하원 부의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정당 소속의 일부 정치인들이 2000년 집권한 푸틴 정권 지지 세력으로 돌아서며 2003년 총선에서 ‘우파세력연합’은 참패했다. 이에 넴초프는 당 공동대표직을 물러났다. 이후 넴초프는 푸틴에 반대하는 여러 야권 단체와 정당 등을 만들어 이끌며 재야 반정부 지도자로 활동해 정치적 박해를 받았지만 사망하기 전까지 반정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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