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SK이노베이션은 적자가 나면 연봉을 사실상 삭감하는 ‘임금유연화 제도’를 올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 제도를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에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추스르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경영진에서 반납 철회를 결정했다”며 “유연화 제도는 올해부터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9년부터 직원은 연봉의 10%, 임원은 15%를 미리 떼어두고 세전이익이 3000억원을 웃돌면 적립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고, 3000억원 미만이면 적립금만 돌려주는 임금유연화 제도를 시행해왔다. 영업적자를 내면 적립금 전액을 회사에 반납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제도 시행 이후 적자를 냈던 적이 없었으나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37년 만에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직원들이 적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에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철길 사장은 고심 끝에 적립금 반납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 극복을 위해 2년 만에 야근을 부활하는 등 강도 높은 업무를 주문하는 상황에서 연봉까지 삭감되면 직원들의 사기가 급속히 저하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SK이노베이션 임원들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지난해 연봉 적립금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SK에너지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정 사장과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김형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등 정유·화학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연봉도 일부 반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