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로봇과학자 데니스 홍(한국명 홍원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가 미 해군의 실용형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에 나선다.
홍 교수는 9일 자신이 이끄는 UCLA 로봇연구소인 ‘로멜라’의 실용형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알피오스’가 미 해군 연구국(ONR)의 지원과제로 선정돼 앞으로 4년간 160만 달러(약 17억5800만원)를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알피오스는 홍 교수가 앞서 개발한 소방재난용 휴머노이드 사파이어 ‘토르’보다 크기와 무게는 줄이고 몸체를 접을 수 있게 디자인한 실용형 휴머노이드이다. 알피오스는 키 160㎝, 무게 38.5㎏으로 사파이어(키 178㎝, 무게 63㎏)보다 작고 가볍다. 팔과 허리, 목 등을 앞뒤로 접으면 높이가 69㎝, 옆면과 앞뒤 폭이 각각 60㎝, 64㎝로 줄고, 접었을 때 바닥이 되는 허리 부분에 바퀴가 있어 한 사람이 쉽게 밀어서 옮길 수 있다.
알피오스에는 탄성을 이용해 힘과 위치를 함께 제어하는 첨단기술인 ‘인공근육기술(SEA)’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보통 로봇들처럼 로봇 관절의 위치를 제어하는 게 아니라, 근육처럼 위치와 힘을 함께 제어하는 것으로 로봇이 울퉁불퉁한 바닥처럼 험난한 곳에서 작동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고 중요한 기술이라고 홍 교수는 설명했다.
홍 교수는 ”알피오스는 해군에서 필요한 선체 비파괴검사(NDT) 임무 수행에 맞춰 개발한다“며 “하지만 알피오스 플랫폼은 다양한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형, 실용 휴머노이드 개발에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군은 이에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홍 교수가 개발한 소방용 휴머노이드 ‘사파이어’가 지난해 11월 퇴역 함정 새드웰호에서 소방 호스를 잡고 화재를 진압하는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파이어는 홍 교수가 버지니아공대 재직시 해군의 지원으로 개발한 군함 소방용 휴머노이드로, 지금은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이 그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홍 교수는 사파이어의 쌍둥이 로봇인 ‘토르’를 재난 수습용 로봇으로 개발하고 있다.
홍 교수는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버지니아공대를 거쳐 지금 UCLA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로봇공학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과학재단이 수여하는 ‘젊은 과학자상’을 받았고, 지난 4~5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공학한림원 전국회의에서 젊은 공학자가 강연하는 ‘길브레스 강연’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