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환율전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등이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등 환율전쟁이 격화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이에 동참할 전망이라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전일 긴급회의를 통해 통화 절상 속도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며, 뉴질랜드중앙은행 역시 이날 자국 통화 가치가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주목했다.
헝가리중앙은행도 최근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포함해 통화완화책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올해 들어 금리를 내리고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등 일제히 ‘비둘기파’에 합류하고 있다. 주요국 중 이달 금리를 내린 국가는 루마니아 스위스 인도 페루 이집트 덴마크 캐나다 등 10여 국에 달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2일 오는 3월부터 전면적인 양적완화(QE)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유로화 가치의 급락세를 이끌기도 했다.
카밀라 서튼 스코시아뱅크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중앙은행의 ‘깜짝’ 행보는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정책 스탠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는 주요국 통화에 강세다.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올 들어 7% 올랐다. 캐나다 달러에 대해서도 달러 가치는 7% 상승했고, 뉴질랜드 달러에 대해서는 6% 올랐다.
지난 1년을 놓고 보면,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17% 급등했다. 일본 엔에 대해서는 13%, 스웨덴 크로나와 노르웨이 크로네에 대해서는 각각 20% 이상 절상됐다.
연준이 전일 마무리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을 상향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올해 중순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달러의 ‘나홀로’ 강세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강달러’ 시대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최근 상품 가격 급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호주의 통화정책이 주목된다고 CNBC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호주중앙은행이 오는 2월 3일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 또한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외환 투자전략가는 “글로벌 통화완화 트렌드에 따라 한국은행도 행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오는 2월 1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챈들러 전략가는 폴란드중앙은행 역시 다음 달 4일 움직일 것으로 보고, 필리핀과 타이완 또한 올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