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갑의 횡포로 사회적 도마에 오른데 이어 새해 벽두부터는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수습사원 채용 논란과 백화점 모녀의 갑질 행태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최근 수습사원 11명에게 정직원 수준의 현장 업무를 수행하게 한 후 전원을 탈락시켰다.
이에 대해 위메프 측은 “잘할 사람을 뽑기 위해 실제 영업사원이 하는 과정을 그대로 했는데 안타깝게도 기준을 충족한 수습사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접한 국민들은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이 때문일까. 위메프 측은 국민적 반감을 우려, 해당 수습사원 전원을 최종 합격 처리하기로 번복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위메프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메프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움직임도 적잖게 포착되고 있다. 아울러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위메프 웹사이트의 순방문자 수는 (9~11일) 100만8868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무려 25.1% 감소한 수치다.
뿐만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갑질 논란과 관련해 지난 12일 위메프 본사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백화점 모녀의 갑질 또한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지하주차장에서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 꿇리고 폭언을 일삼았다. 해당 글은 봉변을 당한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누나가 쓴 것이었다.
이후 백화점 모녀 사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도록 퍼졌고, 급기야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경찰은 주차요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마친 상태이고, 이르면 이번주 모녀 중 50대 여성으로 알려진 어머니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땅콩 회항 사건과 위메프 수습사원 채용 논란, 그리고 백화점 모녀의 행동 등 이른바 갑의 횡포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갑의 횡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마도 갑의 횡포를 근절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만일, 땅콩 회항 등 일련의 갑의 횡포를 보다 강경한 법으로 처벌한다면 제2, 제3의 갑의 횡포는 종전과 달리 확연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을을 대하는 갑의 자세도 중요하다. 갑의 존재는 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을이 없으면 갑 또한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고, 갑과 을이 서로 공존하며 더불어 사는 곳이다. 갑의 횡포, 이제 더는 사회적 이슈로 도마에 오르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