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들이 잇따라 온라인 보험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전업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알리안츠·NH농협·흥국·KB생명 등 생명보험사 네 곳이 온라인 보험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KDB생명 등 온라인 비중이 높은 회사와 삼성·한화생명 등 대형사에 이어 중견 보험사들까지 온라인 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온라인 보험 시장에 진출한 하나생명은 온라인 보험을 유력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온라인 생명보험은 1만3680건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기간 생명보험사들이 거둬들인 월납 초회 보험료(신규 가입자가 낸 첫달 보험료)는 9억8300만원이다. 이 중 KDB생명이 3억37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1억7200만원), 삼성생명(1억4500만원), 미래에셋생명(1억1100만원) 순이다. KDB·교보라이프플래닛·삼성생명 등 상위 3개사가 시장의 66%를 점유하고 있다.
온라인 보험은 소비자가 직접 따져 보고 가입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고, 보험 해지율도 낮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보험계약의 장기 유지 비율을 가늠하는 ‘13회차 유지율’이 94%다. 가입자 100명 중 94명이 1년 뒤에도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국내 생보사의 평균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82.7%였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가입 고객 중 30대가 51.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대 가입 비율도 13.2%로 높아 상대적으로 인터넷 환경에 친숙한 연령층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전체 가입자 중 절반 수준인 50.8%가 금융, 정보기술(IT), 의료, 교육 등 전문직 종사자였다.
KDB생명 다이렉트보험의 13회차 유지율도 93%에 달한다. 올 상반기 국내 생보사의 13회차 보험 계약 평균 유지율인 82.7%를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가입자의 불만도 적다. 기존 보험사에서 올해 월평균 647건의 상품 관련 민원이 발생한 반면, 지난해 KDB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온라인 보험은 싼 보험료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가입 설계부터 청약까지 완료하는 온라인 보험의 특성상 설계사 수수료가 없고 점포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상품 보험료에 비해 20~30%가량 낮은 수준이다.
자동자 보험의 경우 빠르게 온라인 보험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온라인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7077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온라인 자동차보험 비중 29.2%보다 0.5%포인트 늘어났다.
앞서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수입보험료 규모는 △2009년 2조555억원 △2010년 2조5251억원 △2011년 2조9926억원 △2012년 3조1775억원 △2013년 3조4189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3.6% 증가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1분기 시장점유율이 21.2%로 오르며 시장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기준 22.1%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부화재는 1분기 시장점유율 20.4%에서 올해 10월까지 누적 기준 18.9%로 시장점유율이 소폭 떨어졌다. 이어 악사다이렉트 17.3%→15.3%, 하이카다이렉트 12.2%→11% 선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임시 이사회를 통해 하이카다이렉트와 흡수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흡수합병 안건을 최종 의결하고, 상반기 내에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그러나 온라인 보험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실적은 아직 미진하다. 지난해 9월까지 온라인보험 월납 초회 보험료인 9억8300만원은 같은 기간 생명보험업계 초회 보험료(9조2497억원)의 0.01%에 불과하다. 여기에 설계사의 설명을 듣고 가입하는 비율이 높은 한국 보험 시장의 특성상 온라인 보험이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온라인 보험에 대한 용어와 통계도 시장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가입 설계부터 청약까지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하는 ‘완결형 온라인보험’ 외에 온라인을 잠깐 경유하는 모든 상품이 ‘온라인보험, ‘인터넷보험’, ‘다이렉트보험’ 등으로 불리며 혼선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