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환율방어에 외화를 매각하고 루블화를 사들이면서 외환보유고가 5년 만에 최저치로 축소됐다.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이전 일주일간 157억 달러 줄어들어 3989억 달러(약 440조원)를 기록했다고 25일 러시아중앙은행이 밝혔다. 이는 연초와 비교해서는 22% 감소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9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는 지난주 외환시장 개입을 위해 48억 달러를 매각했다. 또 외환 환매 등을 통해 98억 달러어치의 외화를 시중은행에 공급했다. 앞서 5~12일에는 외환보유고에서 16억 달러가 줄었다.
유가하락과 그에 따른 루블화 가치 급락,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서구권의 제재로 러시아가 1998년에 이어 다시 국가부도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루블화 가치는 지난 3개월간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 27% 떨어져 170여 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높인 가운데 경기부양에 나섰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불행히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약 11.5%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 경제개발부가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은 9%였다.
알렉세이 모이세예프 러시아 재무차관은 “가스프롬방크와 VTB은행 등에 자금을 풀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VTB은행과 가스프롬방크는 정부에 각각 48억 달러와 19억 달러의 금융지원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