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1억 관객 시대를 연 한국영화가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면 올해 할리우드 등 외국 영화가 사상 최초 1억 관객을 돌파하며 영화사를 새로 썼다.
할리우드 영화는 지난해 ‘아이언맨3’와 ‘월드워Z’ 단 두 편을 TOP10에 올려놓았지만 상반기 1000만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비롯해,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등 블록버스터를 앞세워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역대 외화 흥행 순위 1위에 올라있는 ‘아바타’(2009)의 흥행 추이보다 빠른 관객 동원력으로 7일까지 누적 관객 수 910만명을 돌파, 1000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스텔라’에 이어 ‘글래디에이터’(2000)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이 12월 첫째 주 주말 45만명을 동원하는 등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있어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한 외국영화는 7일 현재 1억70만467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점유율은 51.3%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영화에 앞섰다. 총 821편이 개봉했으며 총 7900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달성했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외국영화가 1억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8600만명의 관객 동원이 최고 기록이었다.
반면 한국영화는 9550만명으로 3년 연속 1억 관객 돌파까지 12월 개봉작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영화 점유율은 48.7%로 2010년 이후 4년 만에 50% 이하로 내려갔다.
김상호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는 상반기 ‘수상한 그녀’ ‘끝까지 간다’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문화계 침체기도 겪었다. ‘명량’이 1700만이라는 신기원을 이뤘지만 전체적인 동반 흥행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